KIER 강연 - AI활용 업무 효율화 방안

  • 지난 3/28일,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출연연 분들을 대상으로 업무효율화 강의를 드렸습니다.
  • ChatGPT를 소개하는 강의는 많고 신기한 기능들을 소개하는 영상도 많지만
  • 글쓰기를 제외하고 행정과 연구에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알려주는 강의는 적은 듯 합니다.
  • 저의 경험들을 토대로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정리하려고 노력했습니다.
  • 발표 영상 : (Youtube Link)
  • 영상에서 소개드린 자료들은 따로 정리하여 공개했습니다. (해당 글 링크)
  • 도구를 사용하는 법은 위 글에 첨부드린 자료를 통해 보시기 바라며,
  • SW 사용법 자료에 담겨 있지 않은 내용들을 본 글을 통해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.

1. 딥러닝, 언어모델이 전부가 아닙니다.

  • 거대언어모델 같은 대형 모델은 완성형 장난감과 같습니다.
  • 스티커를 붙이거나 페인트를 칠하는 정도의 fine tuning에 속하는 수준의 개조는 할 수 있어도,
  • 내 일에 딱 맞고 가벼운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.

  • 코딩을 하는 약간의 수고를 감수하면 맞춤형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고,
  • 이 프로그램은 세상에는 없는 프로그램일 수 있습니다.
  • 그리고 코딩은 언어모델이 가장 잘 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.

2. 포스터는 직접 만들어 보자.

  • 이 정도 행사 포스터는 직접 만드실 수 있습니다.
  • 조금 재미있는 포스터를 만들려면, 메시지를 시각화해서 담으면 좋습니다.
  •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과거의 비효율적인 습관에 균열을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  • 이 광경을 까만 돌이 대각선으로 깨진 가운데 균열에 꽃이 핀 모습으로 형상화했습니다.
  • 글자는 Data Analytst로 넣을 수 있지만(링크) 파워포인트 작업이 훨씬 더 편합니다.

첫 번째 포스터

  • 그리고 피드백이 매우 중요합니다.
  • 내가 알지 못하는 예기치 못한 반응을 상상하려면 타인의 시선이 필요합니다.
  • 봄인데 색이 좀 어둡지 않느냐는 의견을 받아 다음과 같이 배경색을 밝게 바꾸고,
  • 하얀 배경에 어울리도록 다른 요소들을 수정했습니다.

두 번째 포스터

  • 그리고 이 두 번째 포스터에서 너무 추상적이다.라는 피드백을 받았습니다.
  • 이쪽 세계에 사는 저는 너무 잦은 입력을 받아 식상하다고 느끼지만 다른 분 관점에서는 다를 수 있습니다.
  • 겸허하게 지적을 수용하고 클리셰를 적용합니다.

세 번째, 최종 포스터

  • 그래서 이와 같은 포스터가 만들어졌고,
  •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약도와 글꼴이 수정되어 최종 버전이 나왔습니다.

행사 포스터

3. 이렇게 시작했습니다.

  • 종종 이런 질문들을 받습니다.

“어떻게 에너지연에서 이런 일을 했어요?”

  • IT, AI가 주력인 ETRI나 KISTI라면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울텐데, 에너지연이라 의외라는 질문입니다.
  • 또 이런 질문도 받습니다.

“연구원이 이런 일을 해요?”

  • 이 질문은 저와 가까운 분들에게는 조금 더 솔직하게 이렇게 받기도 합니다.

“논문 안 써요?”, “연구 안 해요?”

  •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회피한 건 아니었지만 제대로 말씀드릴 기회가 없었습니다.
  • 이번 기회에 다음과 같이 말씀을 드렸습니다.

  • 논문 못 쓰는 건 별로 문제가 된다고 느끼지 않습니다.
  • 교수와 달리 출연연은 입사 후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tenure라 불리는 정년을 보장해 줍니다.
  • 단기 실적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문제를 찾고 해결하라는 메시지로 인지하고 있습니다.
  • 그리고, 5년간의 회사 생활은 제게 “의미 있는 일이란 무엇인가”라는 화두를 주었습니다.
  • 기초과학을 지원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별개로, 응용성도 없고 기초도 아닌 무의미한 일들이 많습니다.
  • 한 사람을 성장시키는 정도의 의미 정도밖에 없는 일들이지만 여기에 매인 이들을 생각보다 많이 만납니다.
  • 이 시점에서 제가 쓸 수 있는 논문보다 세상에 미칠 수 있는 임팩트가 더 클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.
  • 그리고 임팩트는 꼭 첨단에서 오지 않으며, 바꿔 말하면 이 정도 수준도 달성하지 못한 것이 오늘날 출연연의 현실이기 때문에 내 직장을 데이터 기반 연구가 불가능하고 낭비가 심한 이 상태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.
  • 제 커리어를 걱정해 주시는 분도 있습니다. 선의라고 생각합니다.
  • 말씀은 감사하지만 의미 있는 일을 재밌게 한다면 커리어는 따라 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.
  • 하나 걸리는 게 유지보수의 늪입니다.
  • 솔직히 힘이 들며, 업무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.
  • 그러나 개발이 출산이라면 유지보수는 육아입니다.
  • 유지보수 없이는 개발이 무의미하기에 출연연의 자유도를 활용해 스스로 업무로 정의하고 끌고 나가고 있습니다.

  • 그리고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 속에서 많은 이들에게 격려와 도움을 받았습니다.
  • 열심히 한다면 언젠가는 외롭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
  • 실제로 처음에는 혼자 했지만 어느 새 옆에 한 사람, 두 사람, 그리고 제법 큰 모임이 함께 해 주고 계십니다.
  • 모두 감사한 분들입니다.

4. 당부의 말씀

  • 그런데 조심하셔야 합니다.
  • 이런 일이 섣불리 나서기 힘든 일인 만큼, 그리고 누군가에게 시킨다고 되는 일이 아닌 만큼,
  • 어쩌다 한 명의 능력자가 보이면 말라 죽을 때까지 일을 시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버리는 일이 빈번합니다.
  • 조직 입장에서는 마른 걸레 하나를 최대한 잘 짜서 써먹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
  • 이런 싹을 옆에서 바라보는 다른 싹들로 하여금 이러면 안되겠다는 심정으로 숨게 만드는 일입니다.
  • 말려 죽인 싹이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.
  • 주변의 시기를 받을 만큼 격려와 응원을 해줘야 다른 싹들이 이를 보고 “나도 한번 해볼까?”라는 생각을 합니다.
  • 다행히 저는 잘 대우받았고 주변에 계신 많은 분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.
  • 이 분들을 지키고 새로운 싹을 계속 찾기 위해서라도 새싹은 보호받아야 합니다.
  • 오늘도 어딘가에서 자라는 새싹들이 큰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가 되기를 바라며, 항상 응원합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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